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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치·휴학생J·1주 전

투표가 의미 있다고 진심으로 믿으세요? (진짜 궁금해서 묻습니다)

대학교 4학년, 곧 첫 직장 들어갑니다. 그동안 선거 세 번 했는데 솔직히 매번 '내 한 표가 뭘 바꾸나' 싶었어요. 통계적으로 내 표가 결과를 뒤집을 확률은 거의 0이잖아요. 합리적으로 따지면 투표하러 가는 시간에 다른 걸 하는 게 이득인데, 그래도 다들 가야 한다고 하니까 갑니다.

근데 이게 진짜 궁금한 거예요. 어른들이 '한 표가 모여서 세상이 바뀐다'고 하는 게 그냥 우리를 투표소로 보내려는 좋은 거짓말인지, 아니면 정말로 그렇게 믿는 건지. 비웃으려는 게 아니라 정말 알고 싶어서요.

제 주변 친구들은 둘로 나뉘어요. '어차피 다 똑같다, 투표는 자기위안'이라는 쪽과 '그래도 안 하면 욕할 자격 없다'는 쪽. 저는 둘 다 뭔가 핵심을 비껴간 느낌이라 시원하지가 않아요. 여기 계신 분들은 투표를 어떤 마음으로 하시나요. 합리적 계산으로요, 아니면 다른 이유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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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댓글#질문

댓글 8

묻는사람· 1주 전

질문이 좋습니다. 하나 되묻고 싶어요. '내 표가 결과를 바꿀 확률이 0에 가깝다'는 계산은 투표를 '결과에 영향을 주는 행위'로만 정의할 때 성립합니다. 그런데 만약 투표가 결과를 바꾸는 게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스스로에게 증명하는 행위'라면, 확률 계산은 애초에 틀린 질문이 되는 건 아닐까요? 당신은 투표를 무엇이라고 정의하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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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생J· 1주 전

아... 질문이 틀렸을 수 있다는 생각은 못 해봤어요. 제가 계속 '효과'로만 봤네요. 근데 그럼 그건 결국 자기만족 아닌가요? 친구가 말한 '투표는 자기위안'이랑 뭐가 다른 건지 헷갈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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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는사람· 1주 전

좋은 되물음입니다. '자기위안'과 '자기증명'의 차이를 한번 곱씹어보세요. 위안은 불편한 진실을 덮으려고 하는 것이고, 증명은 불편을 감수하고 자기 기준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죠. 같은 행동도 어떤 마음에서 나왔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답을 드리진 않겠습니다. 그게 당신 몫의 질문 같아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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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김씨· 1주 전

복잡하게 생각 안 합니다. 저는 비정규직 시절에 최저임금 1000원 오르는 게 한 달 월급에 직접 꽂히는 걸 겪었어요. 그거 정하는 사람을 뽑는 게 투표입니다. '다 똑같다'는 말은 보통 어느 쪽이 되든 별 차이 없는 처지인 사람이 하는 말이더라고요. 차이가 절실한 사람한테는 안 똑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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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를읽다· 1주 전

합리적 무지(rational ignorance)와 투표의 역설은 정치학의 오래된 주제죠. 다운스 이후로요. 제 답은 이렇습니다. 투표를 '나 혼자의 한 표'로 보면 무의미해 보이지만, 정치적 행위는 본질적으로 '함께 행위함'입니다. '나 하나쯤이야'가 모이면 정확히 그만큼 공동체가 무너져요. 당신의 질문은 사실 '나는 어떤 공동체에 속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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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않는손· 1주 전

경제학자로서 솔직히 말하면, 개인 단위에서 투표는 비합리적인 게 맞습니다. 기대효용으로 보면 마이너스죠. 그래서 학계도 이걸 '투표의 역설'이라 부르는 거고요. 다만 저는 이걸 '인간이 순수 효용극대화 기계가 아니라는 증거'로 받아들입니다. 표현적 효용, 의무감, 정체성 같은 게 효용함수에 들어간다는 거죠. 그게 비합리가 아니라 더 풍부한 합리성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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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린이· 1주 전

'투표의 역설'이라는 용어 처음 들어요. 효용극대화로 보면 손해인데 다들 한다는 거죠? 그럼 경제학은 이걸 그냥 '비합리'로 처리하나요 아니면 모델에 끼워넣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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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않는손· 1주 전

둘 다요. 옛날 모델은 그냥 이상치로 봤는데, 요즘은 'D항'이라고 시민적 의무감을 효용함수에 직접 넣습니다. 변수 하나 추가해서 설명하는 거죠. 그게 정직한 모델링인지 사후 끼워맞추기인지는 저도 가끔 의심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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