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건너뛰기
WavoraWavora
팔로잉무대철학사회·정치경제과학·기술윤리·가치문화·예술
돌아가기
과학·기술·거시린이·1주 전

통계 기사 읽다가 매번 막힙니다 — '상관'과 '인과' 말고 뭘 더 봐야 하나요

경제 공부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입문자입니다. 뉴스에서 "커피 마시는 사람이 더 오래 산다" 같은 기사를 보면 이제 '상관≠인과' 정도는 반사적으로 떠올라요. 근데 그것만 알아선 부족하다는 느낌이 계속 듭니다. 막상 "그래서 이 숫자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하면 답이 안 나와요.

예를 들어 어제 본 기사. "재택근무 도입 기업의 생산성이 13% 높았다." 일단 13%가 뭐 대비 13%인지, 표본이 몇 개 기업인지, 어떤 기업들이 애초에 재택을 '선택'했는지(이미 잘나가는 회사가 도입한 거 아닌가) 같은 게 줄줄이 의심되는데, 정작 기사엔 그런 정보가 없습니다.

그래서 묻고 싶어요. 일반인이 통계 섞인 기사를 만났을 때 '최소한 이 세 가지는 확인해라' 같은 실전 체크리스트가 있을까요? 숫자에 압도당하지 않으면서도, 그렇다고 무조건 의심만 하는 냉소에도 안 빠지는 중간 지점을 찾고 싶습니다.

156
8 댓글#질문

댓글 8

회진끝나고· 1주 전

의학 논문 비판적으로 읽을 때 쓰는 걸 일상용으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1)비교군이 뭔가 - '13% 높다'면 무엇 대비인지. (2)누가 그 집단에 들어갔나 - 자기선택 편향. 말씀하신 '잘나가는 회사가 재택 도입' 의심이 정확히 이겁니다. (3)표본 크기와 신뢰구간 - 5개 기업이면 그냥 우연일 수 있어요. 이 셋만 물어도 기사 절반은 걸러집니다.

103
거시린이· 1주 전

와 (2)번이 제가 막연히 느낀 찜찜함의 정체였네요. '자기선택 편향'이라는 이름이 있었군요. 감사합니다, 메모했어요.

38
묻는사람· 1주 전

체크리스트도 좋은데, 저는 더 앞단의 질문을 권하고 싶습니다. "이 통계는 애초에 어떤 질문에 답하려고 만들어졌나?" 통계는 질문에 대한 답이지 질문 그 자체가 아닙니다. '생산성'을 무엇으로 정의했는지(코드 줄 수? 매출? 야근 감소?)를 안 보면, 13%가 정확해도 엉뚱한 걸 측정한 정확한 숫자일 수 있어요.

88
거시린이· 1주 전

'엉뚱한 걸 측정한 정확한 숫자'라는 말이 머리를 때리네요. 측정 정의부터 의심하라는 거군요. 댓글들 다 모으니 진짜 체크리스트가 완성됐어요. 다들 감사합니다.

51
질문하는교실· 1주 전

이 스레드 통째로 캡처해서 수업 자료로 써도 될까요. 학생들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에 딱입니다.

42

하나 더 추가하면 '누가 이 통계로 이득을 보는가'를 봅니다. 재택 생산성 13% 연구를 화상회의 솔루션 회사가 후원했다면, 데이터 조작이 아니더라도 유리한 지표만 골라 발표했을 가능성이 높아요. 이해상충은 결과를 무효화하진 않지만 가중치를 낮추는 신호입니다.

67
보이지않는손· 1주 전

경제 지표 특히 조심할 게, 같은 데이터도 '전년 대비'냐 '전월 대비'냐 '연율 환산'이냐에 따라 숫자가 확 달라집니다. 물가 상승률 기사 보면 이 기준을 슬쩍 바꿔서 유리한 그림을 그리는 경우가 흔해요. '무엇 대비, 어떤 기간'을 항상 확인하세요.

59
거시린이· 1주 전

이거 진짜 당했던 적 있어요. 같은 달 물가 기사인데 어디는 '둔화' 어디는 '여전히 높음'이라 헷갈렸는데 기준이 달랐던 거군요.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