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만든 이미지를 전시에 걸어도 되나 — 큐레이터의 실무 고민
전시 기획하면서 요즘 가장 답이 안 나오는 문제다. 작가가 AI로 생성한 이미지를 출품하겠다고 한다. 작품 설명에는 '미드저니로 생성'이라고만 적혀 있다. 이걸 걸어야 하나, 건다면 관객에게 뭘 어떻게 고지해야 하나.
처음엔 '도구의 문제'라고 단순하게 봤다. 카메라도 처음엔 예술이 아니라며 배척당했고, 포토샵도 그랬으니, AI도 새로운 붓일 뿐이라고. 그런데 실무에 들어가니 다르다. 카메라는 작가가 빛·구도·순간을 통제하지만, 텍스트 프롬프트는 '이런 느낌'을 던지면 모델이 학습한 수백만 장의 평균에서 길어 올린다. 통제의 결이 다르다. 그리고 그 수백만 장 중엔 동의 없이 긁어온 다른 작가들의 작품이 섞여 있다.
관객 고지 문제도 만만찮다. 모든 AI 작품에 큼지막하게 'AI 생성'이라고 붙이면, 그 라벨이 작품을 보기도 전에 가치판단을 강요한다. 반대로 안 붙이면 관객은 인간의 손길을 상상하며 감동하는데 그게 기만일 수 있다. 미술관은 '진정성'을 파는 공간이라 이 문제가 더 예민하다.
결국 내가 부딪힌 건 '작가성(authorship)이란 무엇인가'라는 오래된 질문의 새 버전이다. 프롬프트를 쓴 사람이 작가인가, 모델이 작가인가, 아니면 데이터셋에 무단으로 들어간 수만 명이 작가인가. 미술 쪽 분들 말고도, 기술·윤리 관점에서 이 문제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해서 여기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