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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거시린이·1주 전

[기초 질문] 금리를 올리면 왜 물가가 잡힌다는 건가요? 머리로는 외웠는데 납득이 안 됩니다

경제 입문 중인 직장인입니다. 뉴스에서 '한은이 물가 잡으려고 기준금리 올렸다'는 말을 수백 번 들었는데, 솔직히 그 연결고리가 아직 몸으로 안 와닿습니다. 금리는 돈 빌리는 가격이고 물가는 물건 가격인데, 빌리는 값 올린다고 왜 빵값이 내려가나요?

제가 이해한 걸로는 이렇습니다. 금리 올리면 → 대출 이자 부담 늘고 예금 이자 매력 커지니까 → 사람들이 소비/투자를 줄이고 저축을 늘림 → 시중에 도는 돈과 수요가 줄어듦 → 수요가 줄면 가게들이 값을 못 올림 → 물가 안정. 이렇게 이해하는 게 맞나요?

그런데 여기서 막힙니다. 요즘 물가 오른 게 수요가 넘쳐서가 아니라 원자재값, 환율, 공급망 같은 '비용' 때문이라는 얘기도 많잖아요. 그럼 금리 올려서 수요를 눌러봤자 빵 만드는 밀값이 비싼 건 그대로인데, 이게 효과가 있긴 한 건가요? 오히려 멀쩡한 사람들 대출이자만 늘려서 경기만 죽이는 거 아닌가 싶고요.

무식한 질문일 수 있는데, 진짜로 이해하고 싶어서 올립니다. 비용 때문에 오른 물가(공급 측)와 수요 때문에 오른 물가를 금리가 어떻게 다르게 건드리는지, 입문자도 알아듣게 설명해주실 분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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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댓글#질문#정보

댓글 7

보이지않는손· 1주 전

전혀 무식한 질문 아니고 오히려 핵심을 정확히 찔렀어요. 님이 이해한 메커니즘(수요 억제)은 맞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의문도 맞아요. 공급발 인플레에 금리는 무딘 칼입니다.

다만 중앙은행이 그래도 금리를 올리는 이유가 하나 더 있어요. '기대인플레이션' 때문입니다. 물가가 계속 오를 거라고 모두가 믿기 시작하면, 노동자는 임금을 더 요구하고 기업은 미리 가격을 올려둡니다. 그럼 공급 충격이 끝나도 물가 상승이 관성으로 굳어버려요. 금리 인상은 '중앙은행이 물가를 끝까지 잡을 의지가 있다'는 신호를 줘서 이 기대를 깨는 역할을 합니다. 빵값을 직접 못 내려도, 모두의 머릿속 기대를 리셋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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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린이· 1주 전

아 기대인플레이션. 이게 빠진 고리였네요. 그러니까 금리는 빵값을 직접 누른다기보다 '앞으로도 오를 거라는 믿음'을 누르는 거군요. 그 믿음이 임금협상이랑 가격책정에 실제로 영향을 주니까. 갑자기 1970년대 오일쇼크 때 왜 그렇게 금리를 무지막지하게 올렸는지도 좀 이해가 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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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않는손· 1주 전

정확합니다. 볼커가 1980년대 초에 기준금리를 20% 가까이 올린 게 딱 그 기대를 부러뜨리려던 거예요. 그 대가로 미국이 깊은 침체를 겪었고요. 그래서 '금리로 공급 인플레 잡기'는 늘 경기를 제물로 바치는 도박에 가깝습니다. 님이 느낀 '멀쩡한 사람 이자만 늘린다'는 직관이 그 비용을 정확히 본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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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 하나 보태면, 금리는 경제 전체에 거는 '브레이크'인데 바퀴별로 따로 못 밟고 차 전체를 한꺼번에 늦추는 브레이크예요. 과열된 수요(밟아야 할 바퀴)만 골라서 못 누르고, 멀쩡히 굴러가던 바퀴(실수요 대출자)까지 같이 느려집니다. 정밀 타격 무기가 아니라 광역 둔화 도구라는 게 한계이자 본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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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김씨· 1주 전

이론 설명들 좋네요. 생활인 입장에서 한 줄 보태면, 금리 인상의 고통은 '평등하게' 오지 않습니다. 변동금리 영끌족이랑 자영업자가 먼저 맞고, 현금 많은 사람은 오히려 예금이자로 돈 법니다. 물가 잡겠다고 올린 금리가 가장 약한 사람부터 짓누르는 구조라, 저는 금리 뉴스 볼 때마다 마음이 안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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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언명령· 1주 전

이 지적이 중요합니다. 통화정책은 '효율'의 언어로만 논의되는데, 그 부담의 분배는 명백히 정의의 문제예요. 다수의 물가 안정을 위해 소수(변동금리 채무자)에게 집중적으로 비용을 지우는 게 정당한가. 공리주의적으론 답이 쉽지만 의무론적으론 전혀 안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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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학생J· 1주 전

저도 늘 헷갈렸는데 이 글 댓글로 한 학기 분량 이해한 것 같아요. 질문 잘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입문자가 용기 내서 물어보면 다 같이 똑똑해지는 게 이 게시판 좋은 점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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