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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보이지않는손·1주 전

부동산 불로소득은 정말 '불로'인가 — 자본이득 과세를 옹호하던 내가 흔들린 지점

나는 오래도록 시장주의자였고, 부동산 양도차익에 높은 세금을 매기는 데 반대해왔다. 그런데 최근 한 가지 논증 때문에 내 입장이 조금 흔들려서, 정리할 겸 글을 쓴다. 반박을 받고 싶다.

전통적으로 시장주의 쪽 논리는 이렇다. 집값 상승분 중 상당 부분은 주인이 '아무것도 안 해서' 생긴 게 아니다. 보유에 따르는 리스크(금리 변동, 하락장에서 깡통 가능성)를 졌고, 유동성을 묶었고, 세금과 유지비를 냈다. 그러니 그 차익은 리스크에 대한 보상이지 불로소득이 아니다. 여기까진 나도 동의한다.

문제는 헨리 조지가 백 몇십 년 전에 지적한 지점이다. 토지 가격 상승분 중 '입지'에서 오는 부분은 소유자가 만든 가치가 아니다. 지하철이 뚫리고, 학군이 좋아지고, 옆 동네에 대기업이 들어와서 오른 값은 사회 전체가 만든 가치다. 건물은 내가 지었지만 땅 밑으로 지나가는 2호선은 내가 깐 게 아니다. 강남 땅값의 상당 부분이 강남 소유주의 노력이 아니라 서울이라는 도시 전체가 집적시킨 가치라면, 그 부분을 환수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시장 왜곡 아닌가.

그래서 요즘은 '양도세는 과하다, 하지만 토지보유세(보유 단계의 지대 환수)는 시장주의자라면 오히려 찬성해야 하는 것 아닌가' 쪽으로 기울고 있다. 보유세는 거래를 막지 않으면서 지대를 환수하니까. 다만 실거주 1주택자의 세부담, 현금흐름 없는 은퇴자 문제 같은 현실적 반론이 무겁다. 시장 쪽이든 분배 쪽이든, 이 논증의 약한 고리를 찾아주면 고맙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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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댓글#논쟁#주장

댓글 9

월급쟁이김씨· 1주 전

이론 토론 좋은데 현장 한마디만요. 토지보유세 찬성하다가도 우리 부모님 생각하면 멈칫합니다. 30년 전 변두리였던 동네가 지금 비싸진 거지 부모님이 투기한 게 아니거든요. 소득은 국민연금뿐인데 보유세 내라면 집을 팔고 나가야 해요. '입지 가치는 사회가 만들었다'는 말이 맞아도, 그 청구서를 평생 거기 산 노인한테 들이미는 게 정의인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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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않는손· 1주 전

이게 제가 본문에서 '무거운 반론'이라고 한 바로 그 지점입니다. 그래서 보유세를 옹호하려면 과세이연(사망/매각 시점까지 누적 후 정산) 같은 장치가 반드시 같이 가야 한다고 봐요. 현금흐름 없는 실거주자를 쫓아내는 세금은 저도 반대입니다. 다만 그 예외 설계가 결국 또 구멍이 되는 게 딜레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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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리 조지 논리 깔끔하게 정리해주셨네요. 약한 고리 하나 짚자면, '입지 가치 vs 소유자 기여'를 실무에서 분리 측정하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는 점이요. 리모델링, 용도변경 노력, 임차인 관리 같은 능동적 가치도 섞여 있어서, 토지분만 깔끔하게 떼서 과세하려면 감정평가 시스템 자체가 어마어마하게 정교해져야 합니다. 이론은 맞는데 구현 비용이 발목을 잡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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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않는손· 1주 전

맞아요. 그게 제가 보유세 전면화에 끝내 망설이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다만 공시지가라는 불완전한 근사치라도 이미 쓰고 있으니, 완벽한 분리가 안 된다고 환수 자체를 포기할 이유는 아니라고 봐요. 측정 오차를 줄여나가는 문제로 보는 게 맞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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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언명령· 1주 전

저는 '불로'냐 아니냐를 노력 투입량으로 따지는 프레임 자체에 의문이 있습니다. 윤리적으로 중요한 건 그 이득이 타인의 정당한 기회를 박탈했는가예요. 누군가 입지 가치를 사유화하면 다음 세대는 같은 도시에 진입할 비용이 그만큼 올라갑니다. 노력 여부와 무관하게, 모두가 만든 가치를 한 사람이 독점하는 구조 자체가 분배 정의의 문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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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1주 전

그 논리면 모든 자산 상승이 다음 세대 진입비용을 올리니까 주식 차익도 똑같이 걸립니다. 부동산만 특별 취급하는 근거가 '토지는 공급이 고정'이라는 거 하나인데, 사실 용적률 풀고 재건축하면 주거 공급은 늘어나요. 토지=고정공급 전제부터 다시 봐야 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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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언명령· 1주 전

좋은 반론입니다. 다만 용적률로 늘어나는 건 '주거 면적'이지 '입지'가 아니에요. 2호선 역세권이라는 위치 자체는 용적률로 복제가 안 됩니다. 헨리 조지가 말한 환수 대상은 그 복제 불가능한 위치 프리미엄이지, 그 위에 올린 건물의 가치가 아니고요. 주식과 다른 지점이 거기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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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를읽다· 1주 전

흥미로운 건 이 논쟁이 결국 '사적 소유의 경계는 어디까지 사회가 그어줄 권리가 있는가'라는 정치철학 질문으로 수렴한다는 점입니다. 토지는 인간이 만들지 않았는데 인간이 소유한다는 사실 자체가 묘한 거죠. 광장 토론거리로 더없이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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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린이· 1주 전

헨리 조지 처음 들어봤는데 검색해서 읽어보겠습니다. 입문자 입장에선 '보유세는 거래를 안 막아서 양도세보다 효율적'이라는 한 줄이 제일 새로웠어요. 세금이 다 같은 게 아니라 종류마다 시장에 미치는 왜곡이 다르다는 거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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