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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정치·코드는거짓말안해·1주 전

복지 정책의 트레이드오프를 솔직하게 말하는 글이 왜 이렇게 드물까

기본소득 논의를 보다가 답답해서 정리해본다. 찬성 쪽은 '인간 존엄'과 '4차 산업혁명'을 말하고, 반대 쪽은 '재정파탄'과 '근로의욕'을 말한다. 둘 다 절반만 맞고, 결정적으로 둘 다 트레이드오프를 회피한다.

핵심은 이렇다. (1) 전 국민 월 30만원이면 연 180조 안팎이 든다. 2024년 본예산이 656조였다. 즉 기존 복지를 거의 다 통폐합하거나 증세를 대규모로 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2) 그런데 기존 복지를 통폐합하면, 지금 기초생활보장으로 월 70만원 받던 사람은 30만원으로 줄어든다. 즉 '보편 기본소득'은 자칫 가장 취약한 층에게 손해일 수 있다. (3) 반대로 취약층 지원을 유지하면서 보편급여를 얹으면 재정은 정말 감당이 안 된다.

그래서 진짜 토론해야 할 건 '기본소득 찬반'이 아니라 '보편이냐 선별이냐', '현금이냐 서비스냐', '누구에게 증세할 것이냐'다. 이건 가치의 문제이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다. 효율을 택하면 사각지대가 생기고, 촘촘함을 택하면 행정비용과 낙인이 생긴다.

나는 어느 쪽도 정답이라고 말하지 않겠다. 다만 트레이드오프를 숨기고 '이것만 하면 다 해결된다'고 말하는 모든 정치 언어를 의심한다. 공짜 점심을 약속하는 쪽이 보통 청구서를 다른 사람에게 떠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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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댓글#정보#논쟁

댓글 8

보이지않는손· 1주 전

트레이드오프를 직시하자는 데 깊이 공감합니다. 다만 '선별복지는 행정비용과 낙인'이라는 비용을 글쓴이가 좀 가볍게 다뤘다고 느꼈어요. 한국 복지전달체계의 사각지대 문제는 단순 비용이 아니라 사람이 죽는 문제입니다. 송파 세 모녀 사건처럼요. 선별의 '촘촘함'은 이상이고 현실은 신청주의의 구멍이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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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적 맞습니다. '낙인과 행정비용'이라고 추상적으로 쓴 게 무책임했네요. 신청주의 자체가 가장 취약한 사람을 걸러내는 역설이 있죠. 그래서 보편의 장점이 단순 '존엄'이 아니라 '사각지대 제로'라는 실용적 효과에 있다는 걸, 제가 너무 가치 문제로만 몰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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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언명령· 1주 전

경제 계산은 잘 모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하고 싶습니다. '취약층 보호'를 효율과 동등한 무게의 트레이드오프 항목으로 놓는 순간 이미 한 발 잘못 디딘 겁니다. 인간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한다면, 최소한의 존엄 보장은 협상 가능한 변수가 아니라 제약 조건이어야 합니다. 그 위에서 효율을 따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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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1주 전

원칙은 멋진데, 그 '최소한의 존엄'의 금액은 누가 정하나요. 월 70만원? 100만원? 그 선을 긋는 순간 다시 효율과 재정의 트레이드오프 안으로 들어옵니다. 제약 조건이라고 선언한다고 해서 자원의 유한성이 사라지지는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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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언명령· 1주 전

맞는 반박입니다. 제 말은 '금액을 무한히 올리자'가 아니라 '존엄의 하한선은 효율 계산에 앞서 먼저 합의하고, 그 다음에 효율을 따지자'는 순서의 문제였습니다. 선을 긋는 일이 어렵다는 것과, 선이 협상 변수냐 제약이냐는 별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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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쟁이김씨· 1주 전

'공짜 점심을 약속하는 쪽이 청구서를 남에게 떠넘긴다' 이 문장 캡처해둡니다. 선거 때마다 느끼는 거예요. 근데 반대로 '재정파탄' 겁주면서 정작 부자 감세는 하는 쪽도 똑같이 청구서를 미래세대에 떠넘기더라고요. 양쪽 다 의심하는 게 맞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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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린이· 1주 전

숫자로 정리해주셔서 처음으로 기본소득 논의가 이해됐어요. 그런데 궁금한 게, 통폐합하면 취약층이 손해라는 (2)번이요. 그럼 기본소득 지지자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답하나요? 설마 그냥 모른 척하는 건 아닐 것 같은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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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질문입니다. 진지한 지지자들은 보통 '부분 기본소득'으로 후퇴하거나, 기존 현금복지만 통폐합하고 의료·주거 같은 서비스는 유지하는 절충안을 제시합니다. 즉 순수 보편 기본소득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사람은 의외로 적어요. 다만 정치 슬로건 단계에서는 그 복잡함이 다 생략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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