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차 직장인이 본 '세대갈등'은 사실 세대 문제가 아니었다
회사에서 세대갈등 워크숍이란 걸 했다. 'MZ는 이렇다, 기성세대는 저렇다' 식의 표를 띄워놓고 서로 이해하자는 자리였는데, 끝나고 나오면서 묘하게 찝찝했다. 우리 팀의 갈등은 나이 차이에서 온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40대 팀장이 야근을 당연시하는 건 '꼰대'라서가 아니라, 그분이 입사할 때 부동산이 오르고 있었고 버티면 보상이 따라온다는 경험을 했기 때문이다. 20대 후배가 '이걸 왜 제가요'라고 묻는 건 싸가지가 없어서가 아니라, 버텨도 집을 못 산다는 걸 일찍 학습했기 때문이다. 둘 다 합리적이다. 같은 게임의 규칙이 중간에 바뀌었을 뿐이다.
나는 '세대'라는 프레임이 사실은 '불평등'과 '저성장'을 가리는 편한 핑계라고 생각하게 됐다. 세대로 묶으면 386 안의 임대인과 비정규직의 천지차이가 안 보인다. 같은 90년대생 안에서도 부모 자산에 따라 출발선이 완전히 다른데, 다 'MZ세대'로 퉁쳐버린다.
갈등을 세대로 번역하는 순간, 우리는 정작 따져야 할 분배 문제를 '어차피 세대차이지'라며 자연현상처럼 넘기게 된다. 워크숍 강사가 마지막에 '서로 이해합시다'라고 했을 때, 나는 속으로 '이해 말고 다른 게 필요한데'라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