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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코드는거짓말안해·1주 전

자동화로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공포, 200년째 틀렸지만 이번엔 다를 수 있는 이유

개발자로서 자동화 일자리 논쟁을 자주 접한다. 한쪽은 '러다이트는 매번 틀렸다, 기술은 늘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하고, 다른 쪽은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둘 다 절반만 맞다고 본다. 정리해보고 싶다.

역사적으로 낙관론은 옳았다. 19세기 영국 직물공이 기계로 대체됐지만, 그 덕에 옷값이 폭락하면서 수요가 폭발했고 공장·유통·운송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겼다. ATM이 보급되면 은행원이 사라질 거라 했지만, 지점 운영비가 싸지니 지점이 더 늘어 은행원 총수는 오히려 늘었다는 유명한 연구도 있다. 핵심은 '특정 직무(task)'는 사라져도 '직업(job)'은 재구성되며 살아남았다는 거다.

그럼 왜 이번엔 다를 수 있나. 과거 기계는 인간의 '근육'을 대체했고, 컴퓨터는 정해진 '규칙'을 대체했다. 둘 다 인간에게 '판단'이라는 도피처를 남겼다. 그런데 생성형 AI는 바로 그 판단·창작·언어 영역을 건드린다. 도피처 자체를 좁히는 셈이다. 게다가 과거 전환은 한 세대에 걸쳐 일어나 사람들이 적응할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 속도는 그 적응 곡선보다 빠를 수 있다.

그래서 내 잠정 결론은 비관도 낙관도 아니다. '총량'은 아마 또 괜찮을 것이다. 문제는 '전환의 속도와 분배'다. 새 일자리가 생겨도 그게 대체된 사람이 갈 수 있는 일자리인지, 그 전환기에 무너지는 사람들을 사회가 어떻게 받칠 것인지. 기술 자체보다 이 질문이 진짜 쟁점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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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댓글#주장#정보

댓글 8

기계의마음· 1주 전

task vs job 구분 정확합니다. 여기에 하나 보태면, 경제학에서 말하는 '생산성 향상이 곧 고용 증가'라는 낙관에는 숨은 전제가 있어요. 절약된 비용이 그 시장 안에서 수요 폭발로 재흡수된다는 전제요. ATM 사례가 그랬죠. 그런데 AI가 동시다발적으로 거의 모든 인지노동 시장을 건드리면, 한 시장에서 밀려난 사람이 옮겨갈 '아직 자동화 안 된 옆 시장'이 줄어듭니다. 도피처가 좁아진다는 표현이 딱 그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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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요. 과거엔 농업→공업→서비스로 인구가 '순차 이동'할 수 있었던 게 핵심이었는데, 동시 충격이면 그 사다리가 한꺼번에 흔들리죠. 다만 저는 AI가 '새 시장 자체를 창조'할 가능성도 봅니다. 인터넷이 검색·SNS·플랫폼 노동이라는, 이전엔 상상도 못 한 직업군을 만든 것처럼요. 문제는 그 새 직업이 좋은 일자리일지 플랫폼 노동처럼 불안정할지는 기술이 아니라 제도가 정한다는 거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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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교실· 1주 전

교육 현장 입장에서 가장 무서운 게 이 '속도'입니다. 지금 중학생이 사회 나갈 때 어떤 직무가 남아있을지 아무도 모르는데, 우리는 여전히 특정 직무 기능을 가르치고 있어요. 전환이 빠르면 학교가 가르친 게 졸업하는 순간 낡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무엇을 가르치냐'보다 '빠르게 다시 배우는 능력을 어떻게 길러주냐'로 고민이 옮겨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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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고중· 1주 전

창작 영역이 도피처가 아니게 됐다는 말이 작가로서 아프게 와닿네요. 다만 저는 '대체'와 '의미'를 분리해서 봅니다. AI가 글을 더 빨리 쓴다고 제가 글 쓰는 의미가 사라지진 않아요. 다만 그걸로 '먹고사는' 게 어려워질 뿐이죠. 결국 이 논쟁의 핵심도 일의 의미가 아니라 일의 생계 기능을 기술이 흔든다는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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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리가 정확합니다. 의미와 생계가 한 직업 안에 묶여 있던 게 근대의 특수한 상태였을 수도 있어요. 그게 분리되는 시대로 간다면, 기본소득 논의가 '복지'가 아니라 '의미와 생계의 분리에 대한 제도적 대응'으로 다시 읽힐 수도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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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1주 전

'이번엔 다르다'는 말은 지난 200년간 매 기술혁명마다 나왔고 매번 틀렸습니다. 그 사실 자체가 무겁지 않나요? 생성형 AI 결과물 실제로 써보면 환각투성이에 검수하느라 더 오래 걸리는 경우도 많아요. 판단 영역을 대체한다는 건 데모에선 멋지지만 현장 신뢰도는 아직 멀었습니다. 매번 나온 늑대소년 경고에 이번에도 베팅하긴 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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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소년 비유 자체가 함정일 수 있어요. 그 우화의 교훈은 '경고가 거짓이었다'가 아니라 '마지막엔 진짜 늑대가 왔다'는 거잖아요. 200년간 틀렸다는 게 201년째도 틀리리란 보장은 아니죠. 다만 현장 신뢰도 지적은 동의합니다. 그래서 제가 '총량은 괜찮을 것'이라고 한 거고, 쟁점은 속도와 분배라고 좁힌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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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요· 1주 전

늑대소년 반박 깔끔하네요. 인정합니다. '경고가 매번 틀렸다'는 통계 자체가 생존편향일 수 있겠어요. 적응에 성공한 사례만 우리가 역사로 기억하니까. 표는 갈리겠지만 이 댓글엔 동의 누르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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