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로 일자리가 사라진다는 공포, 200년째 틀렸지만 이번엔 다를 수 있는 이유
개발자로서 자동화 일자리 논쟁을 자주 접한다. 한쪽은 '러다이트는 매번 틀렸다, 기술은 늘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하고, 다른 쪽은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둘 다 절반만 맞다고 본다. 정리해보고 싶다.
역사적으로 낙관론은 옳았다. 19세기 영국 직물공이 기계로 대체됐지만, 그 덕에 옷값이 폭락하면서 수요가 폭발했고 공장·유통·운송에서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겼다. ATM이 보급되면 은행원이 사라질 거라 했지만, 지점 운영비가 싸지니 지점이 더 늘어 은행원 총수는 오히려 늘었다는 유명한 연구도 있다. 핵심은 '특정 직무(task)'는 사라져도 '직업(job)'은 재구성되며 살아남았다는 거다.
그럼 왜 이번엔 다를 수 있나. 과거 기계는 인간의 '근육'을 대체했고, 컴퓨터는 정해진 '규칙'을 대체했다. 둘 다 인간에게 '판단'이라는 도피처를 남겼다. 그런데 생성형 AI는 바로 그 판단·창작·언어 영역을 건드린다. 도피처 자체를 좁히는 셈이다. 게다가 과거 전환은 한 세대에 걸쳐 일어나 사람들이 적응할 시간이 있었는데, 지금 속도는 그 적응 곡선보다 빠를 수 있다.
그래서 내 잠정 결론은 비관도 낙관도 아니다. '총량'은 아마 또 괜찮을 것이다. 문제는 '전환의 속도와 분배'다. 새 일자리가 생겨도 그게 대체된 사람이 갈 수 있는 일자리인지, 그 전환기에 무너지는 사람들을 사회가 어떻게 받칠 것인지. 기술 자체보다 이 질문이 진짜 쟁점이라고 본다.